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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Occup Health Nurs 2019; 28(4): 271-284

Published online November 30, 2019 https://doi.org/10.5807/kjohn.2019.28.4.271

Copyright © The Korean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Nursing.

A Case Study on Workers’ Compensation Approval for a Hospital Nurse’s Suicide

Yi, Kyunghee1 · Choi, Seonim2 · Park, Bohyun3

1Post-doctoral Visiting Scholar,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 School of Nursing, Chapel Hill, USA
2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JEI University, Incheon
3Associate 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Changwon National University, Changwon, Korea

Correspondence to:Park, Bohyun https://orcid.org/0000-0002-0449-0911
Department of Nursing, Changwon National University,20 Changwondaehak-ro, Uichang-gu, Changwon 51140, Korea.
Tel: +82-55-213-3575, Fax: +82-55-213-3579, E-mail: bhpark@changwon.ac.kr, bhpark0306@gmail.com

Received: September 17, 2019; Revised: November 11, 2019; Accepted: November 11, 2019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Purpose

This study aimed to examine the process from occurrence of a hospital nurse’s suicide to workers’ compensation approval, responses of the parties involved, issues debated during approval deliberations, and significant policy changes resulting from the incident

Methods

We conducted in-depth interviews with involved parties and collected various documents, including newspaper articles, forum proceedings, and the agency report on determination of workers’ compensation. Content analysis was performed on the collected data

Results

A Joint Task Force continuously reported its progress and findings through mass media such as newspaper, radio, and TV. These activities exerted pressure on a government agency to conduct an occupational disease review and significantly impacted the workers’ compensation approval. The agency recognized associations between the hospital’s inadequate nurse training and the suicide but did not confirm the excessive overtime and workplace harassment experienced by the nurse as causes of the suicide. This case’s media coverage and impact resulted in a law prohibiting workplace harassment and a hospital system dedicating at least one nurse to training activities

Conclusions

This incident had a significant social impact as the first case of workers’ compensation approval for a hospital nurse’s suicide. However, the case produced no structural changes in nurses’ working conditions such as heavy workloads.

Keywords: Nurse, Suicide, Workers' compensation, Occupational health, Case reports

1. 연구의 필요성

2018년 2월, 국내의 초대형병원에 근무하던 간호사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후 1년 여 시간이 흐른 지난 2019년 3월, 근로복지공단은 고인의 죽음을 “업무 상 사유로 인한 사망”으로 판정함(Korea Workers Compensation & Welfare Service [KWCWS], 2019)으로써 이 사건은 병원 간호사의 자살을 업무와 관련된 산업재해로 인정한 첫 사례가 되었다. 이번 사례는 유사한 사건에 대한 산재승인 심의 시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KWCWS, 2019). 병원 간호사의 자살은 이 사건 이전에도 종종 발생하였으나 대체로 간호사 개인의 부적응 문제로 간주되어 산업재해로 인정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병원 간호사의 자살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고 특히 이번사례의 경우 우리나라 의료계를 선도하는 초대형병원과 관련되었으며, 신규 간호사였던 고인의 자살 원인이 선배 간호사에 의한 직장내 괴롭힘, 소위 ‘태움’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간호사 집단을 넘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기도 하였다. 사건 발생 후 많은 신문과 방송에서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간호사 자살의 원인 및 배경으로 간호조직의 태움 문제가 집중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하였고, 더불어 그동안 계속해서 문제제기 되어오던 간호사 노동환경과 관련된 여러 이슈 역시 더욱 공론화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번 사건을 병원 간호사의 직업건강 측면에서 살펴보면 간호사의 건강 문제가 간호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결과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함(Bang & Park, 2016)은 물론, 간호사의 직업건강을 저해하는 요인을 밝히고 이와 관련하여 간호사의 노동환경 및 간호 인력 관련 정책에 미친 적지 않은 변화들에 대해서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이번 사례에 대한 포괄적 분석은 이후 간호사 자살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조망하고 전반적인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과정에 일정한 함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故 박OO 간호사 자살 사건에 대한 심층적이고 포괄적인 분석을 위하여 사례연구방법을 적용하였다. 사례연구방법은 단일사례연구와 다중사례연구로 구분되며(Yin, 2009) 본 연구에서 적용한 방법은 단일사례연구방법이다. 본 사례는 업무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간호사 자살로 이와 유사한 간호사 자살 사건을 대표할 수 있는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한편, 자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노동 시민단체가 주축이 되어 조직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이 사건의 사회적 공론화를 위한 활동을 주도적으로 하였고 이러한 활동이 산재승인 및 관련 정책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측면에서 보고할 가치를 가지는 고유한 사례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사례는 단일사례연구가 정당화될 수 있는 제반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Yin, 2009). 이에 문서화된 자료 및 인터뷰 등 다양한 자료원을 활용하여 故 박OO 간호사 자살에 대한 산업재해 승인 과정, 이번 사례에서의 주요쟁점및 사회적 변화의 흐름을 심도 있게 조망함으로써 이번 병원 간호사 자살 사건의 본질과 특성 및 간호사 노동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될 변화를 파악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앞으로 발생할 수있는 유사한 사건에 대한 재발 방지 및 문제해결을 위한 전략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병원에서 근무하던 故 박OO 간호사의 자살에 대한 산업재해 승인 사례를 분석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목적은 다음과 같다.

  • 故 박OO 간호사 자살 사건 발생 이후 산재승인 판정까지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 故 박OO 간호사 자살 사건과 관련된 각계의 대응과 구체적인 쟁점들을 분석한다.

  • 故 박OO 간호사 자살 사건 이후에 나타난 변화를 파악한다.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故 박OO 간호사 자살 이후 고인의 산업재해 승인 과정 및 경과, 상황과 맥락, 쟁점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산재판정의 결과의 의미를 심도있게 분석하는 단일사례연구(single case study)이다.

2. 자료수집

본 사례연구에서 이번 사건의 맥락과 결과 간 인과관계를 충분히 분석하기 위하여 일차적으로 여러 종류의 문서화된 자료, 공문서 기록, 언론 기사 등을 온 · 오프라인을 통해 검색 · 수집하였다. 언론사에서 보도한 신문기사 및 방송 보도내용 등은 빅카인즈 등을 통해 2018년 사건 발생일 이후 2019년 3월까지 故 박OO 간호사의 자살의 원인을 직접 언급하거나 분석 보도한 기사를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그리고 관련 기관 및 주체의 입장 및 관점을 확인하고 당시의 상황이나 맥락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하여 자료의 내용을 풍부하게 하였다. 면접 대상자는 의도적 표집 방법에 의하여(Jeong & Jo, 2008; Palinkas et al., 2015) 공대위 관계자, 고인이 근무하였던 병원의 간호사 및 산업재해 신청에 관여한 노무사 등을 선정하였다. 면접은 면대면조사(face-to-face interview)를 원칙으로 하되 면접자의 상황과 여건이 성립하지 않으면 지면이나 전화통화 등의 방법으로 조사내용을 수집하였다. 면대면 조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1회 기준 최대 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였다. 참여자들에게 인터뷰 시작 전에 동의를 얻어 참여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녹음하였고 면접 중간 또는 종료 시에 진행자가 참여자들의 응답 내용 중 중요한 진술 등에 대해서 요약 · 정리 발표함으로써 연구자가 참여자들의 진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였는지 확인하였다.

3. 조사내용

우선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된 기사 및 문서화된 자료 등 이차자료를 연구목적과 시간적 순서에 따라 나열하고 분류하였다. 각종 문서화된 자료로는 간호사 근로현황 관련 토론회 자료집, 각종 신문 및 방송 보도기사 등을 포함하였고, 공문서 기록으로는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 판정승인서, 경찰조서, 정부 관련 부처에서 발표한 정책자료 및 보도자료 등을 조사하였다. 그리고 관련 대상자 면접은 연구목적에 맞게 반 구조화된 질문을 사용하였으며 주요 질문 내용은 1) 故 박OO 간호사 자살 사건을 바라보는 귀하(또는 귀하가 소속된 기관 ․ 단체)의 입장은 무엇이었습니까? 2) 故 박OO 간호사 자살 사건의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3) 이번 故 박OO 간호사 자살의 산재판정이 주는 의미와 한계,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등으로 구성하였다. 준비된 질문지를 이용하되 면접 내용에 따라 관련된 후속 질문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하여 풍부한 자료수집이 되도록 하였다.

4. 자료분석

본 연구는 일차자료와 이차자료를 상호보완적으로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일차자료는 일대일면접 방법을 통하여 수집한 자료를 내용분석방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녹음된 면접 내용을 필사하여 녹취록을 작성하였고 연구자는 이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의미있는 진술을 추출한 뒤 이를 코드화하거나 범주화하여 주제를 도출하였다. 또한, 이번 사례분석을 위해 활용된 토론회 자료집, 언론 보도기사, 성명서 및 기자회견문 등의 문서 및 산재판정 승인서 및 정부 정책 보도자료 등 공문서 기록 등의 이차자료는 시간의 순서에 맞게 자료를 배열하고 범주화 및 도표화하여 자료를 결합시키고 관련 행위자들 간 상호작용 및 이해관계를 확인하며 내용분석을 실시하였다.

5. 윤리적 고려

연구에 사용된 대부분의 문서화된 자료는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하여 수집할 수 있는 공개된 자료이었으며, 그 외 공대위 내부 자료는 공대위 관계자에게 연구의 목적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한 후 공대위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이용하였다. 심층 면접 참여자에게는 연구의 목적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였고, 이에 동의를 구한 뒤 면접을 진행하였다. 면접의 내용이 녹음되고 있음을 사전에 알렸고 연구참여 과정에서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고 연구철회 시 어떠한 불이익도 없음을 알려준 뒤 면접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는 C대학교 윤리위원회 승인을 받은 후 실시하였다(승인번호: 1040271-201906-HR-023).

1. 사건 발생 후 산재승인 판정까지의 경과

故 박OO 간호사의 자살 사건이 발생한 2018년 2월 15일부터 2019년 6월 현재까지의 경과를 요약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2018.02.15. 병원 인근 아파트 고층에서 투신하여 심정지 상태로 발견.

  • 2018.02.17. 고인의 남자친구가 SNS에 고인의 죽음을‘병원 내 태움에 의한 자살’이라고 알림.

  • 2018.02.18. 이 사건에 대해 첫 언론 보도가 나감.

  • 2018.02.19. 보건의료노조 성명서 발표.

  • 2018.02.21.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성명서 발표.

  • 2018.02.24. 유가족 입장서가 언론 등에 배포.

  • 2018.02.26. 간호사연대, 서울아산병원 앞 성내천 다리에 추모리본 달기 시작.

  • 2018.02.28. 고인의 입사 동료인 신규 간호사가 병원 앞 다리에 대자보 게시.

  • 2018.03.03. 간호사연대, 광화문역 4번 출구에서 추모문 화제 “#나는_너였다” 개최.

  • 2018.03.12. ‘간호사연대’ 및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공동으로 ‘故 박OO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구성을 제안.

  • 2018.03.20. 경찰에서 고인의 죽음과 직장내 괴롭힘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에 대해서 ‘혐의 없음’ 내사종결 발표.

  • 2018.03.20. 보건복지부,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대책” 발표.

  • 2018.03.24. ‘간호사연대’ 및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나는_너였다. 두 번째 이야기” 집회 개최.

  • 2018.04.18. □□병원, 간호사 교육 개선안 발표.

  • 2018.04.18. 17개 보건의료 노동· 시민단체를 주축으로 공대위 출범.

  • 2018.04.23. 공대위, 국회토론회[간호 노동현실과 개선방향] 개최.

  • 2018.07.10. 공대위, □□병원고발 및 특별근로감독 요구 기자회견 실시.

  • 2018.05.12. 공대위, 집회[간호사, 침묵을 깨다] 개최.

  • 2018.07.18. 고용노동부, 직장 등 괴롭힘 근절대책 발표.

  • 2018.08.17. 유족과 공대위, 근로복지공단 서울동부지사에 산재 신청.

  • 2018.09.17. 공대위, 국회토론회[병원업종의 직장 내 괴롭힘 근절방안] 개최.

  • 2018.10.22. 환경노동위 이상돈 위원, 국정감사에서 □□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필요성에 대한 문제제기.

  • 2018.04~10. 고용노동부, 전국 50개 종합병원을 대상 근로조건 자율개선사업 실시. 11개 병원에서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 확인되어 근로감독 실시.

  • 2018.12.27.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조항 신설에 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의결(2019.7.16. 시행). 공대위, 故 박OO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 및 산업재해 인정 촉구 집회 “응답하라, □□병원” 개최

  • 2019.01.25. 대한간호협회, 국회토론회[간호사 인권침해 실태 및 개선방안] 개최.

  • 2019.02.01. 보건복지부, 간호정책 특별전담조직(TF) 신설.

  • 2019.02.16. 공대위, 공동 집회[사람을 연료로 태우는 병원, 더 이상 간호사를 죽이지 마라] 개최.

  • 2019.03.06.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판정회의, 고인의 자살을‘업무상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

  • 2019.05.10. 대한간호협회, 국회토론회[한국 간호사의 노동 실태와 과제] 개최.

  • 2019.05.15. 공대위, 국회토론회[연이은 간호사의 죽음이 가져온 변화와 향후 과제] 개최.

  • 2019.06.24. 고용노동부, 종합병원 수시 근로감독 결과 발표.

  • 2019.07.16.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사망 당시 고인은 해당 □□병원에 2017년 9월에 입사하여 내과계 중환자실에 발령받아 근무를 시작한 지 6개월도 되지 않은 신규간호사였다. 이 사건이 사회에 처음 알려지게 된 것은, 고인이 된 박OO 간호사의 남자친구가 고인의 사망 직후 온라인 사회관계망에 ‘고인이 병원 내 태움에 의해서 자살했다’ 는 사실을 알리면서부터였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은 고인이 평소 ‘예민한 성격, 우울한 성격’이었다는 답변을 내놓아 이사건은 개인적인 문제로 인한 자살이라고 밝혔다(Korean Biomedical Review, March 2). 이후 온라인상에서 다수의 간호학생과 간호사들이 이 사건에 많은 관심을 표현하기 시작하였고,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온라인상에서 고인에 대한 추모와 병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집회가 제안되어 고인의 사망 15여 일 후인 2018년 3월 3일에는 “나는 너였다”라는 추모집회에는 간호사와 일반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여하였다. 이를 주최하였던 간호사 소규모 단체인 간호사연대 및 건강권 실현을 위해 행동하는 간호사회(이하, 행동하는 간호사회) 등은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좀 더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함을 느끼게 되어 공대위를 구성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하였다. 이후 2018년 4월에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과 대안,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17개 보건의료 노동 ․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故 박OO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을 시작하였다(Healthcare Workers Solidarity Division of Korea Public & Social Service and Transport Workers' Union, 2018, April 17). 공대위는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통해 이 사건을 사회에 계속해서 알리고자 하였으며, 고인이 근무하였던 해당 병원을 고발하고, 국회토론회 등 토론회를 개최하여 현재 우리나라 간호사의 노동환경의 문제점, 그리고 해결책 등을 공론화하였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2018년 3월 20일, “간호사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 대책”을 발표하였고(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MOHW], 2019, March 20), 2019년 2월에는 보건복지부 내 간호정책 전담조직을 신설하였다(MOHW, 2019, February 1). 2018년 7월 18일, 고용노동부를 포함한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무조정실에서 “직장 내 괴롭힘 등 근절대책”을 발표하였고(Office for Government Policy Coordination, 2018), 우리나라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수시 근로감독을 실시하였다(Ministry of Employment and Labor [MOEL], 2019, June 24). 그러나 고인이 근무하였던 해당 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은 시행하지 않았다. 2018년 8월 17일, 공대위는 유가족과 함께 근로복지공단에 고인의 죽음에 대해 ‘업무상 사유로 인한 자해행위인 업무상 재해’임을 주장하는 산업재해 신청서를 제출하였고(Healthcare Workers Solidarity Division of Korea Public & Social Service and Transport Workers' Union, 2018, August 17) 그로부터 약 8개월 후인 2019년 3월 8일,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 결과 ‘업무상 질병’에 의한자살임을 인정한 산재승인 판정을 받았다(KWCWS, 2019, March 6). 한편, 대한간호협회는 이 사건 발생 이후 산재승인직전인 2019년 1월에 “간호사 인권침해 실태 및 개선방안”에 관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하였고, 2019년 5월에는 “한국 간호사의 노동 실태와 과제”등 국회토론회를 통해 우리나라 간호사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도입을 촉구하였다. 이번 사건은 2018년 12월 직장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법률로 명시하여 금지하게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2. 故 박OO 간호사 자살사건 이후 각계의 대응

1) 간호사와 일반인들의 관심과 공감

이 사건이 온라인 사회관계망과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되면서 고인의 유족이 아닌 주체 중 처음으로 관심을 보인 이들은 ‘간호사 연대’와 ‘건강권 실현을 위해 행동하는 간호사회’라는 일반 간호사들의 소모임 단체였다. 이들은 2018년 3월 3일에 있었던 “나는 너였다” 추모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같은 간호사로서 박OO 간호사의 죽음이 간호사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간호사 개인의 잘못보다는 병원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하였음에 모두 공감하였고 더 이상 같은 희생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이 집회에는 상당수의 간호사와 시민들이 참석하여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였고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촉

구하였다.

3월 3일 집회가 홍보 자체가 많이 되지는 않았고 고민도 많이 안되었던 것 같은데,(집회에) 갔는데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구요. 사람들이 엄청 공감을 많이 가지고 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고. 저는 집회같은 곳에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여기는 진짜 꼭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행동하는 간호사회 회원 인터뷰 중-

이번 집회에 참여한 전국 간호사와 시민 500여 명(주최측 추산)은 촛불과 흰 국화꽃을 들고 고인의 넋을 기리는 묵념에 이어 추모곡 ‘나는 너였다’를 불렀고,(중략) 집회에는 의료연대본부를 비롯해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더불어 민주당 남인순 의원 등도 참석해 연대 발언을 하며 이번 사건에 대한 제도개선을 촉구했다.(Kukinews, 2018, March 4)

2) 공동대책위원회: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사회문제화와 해결 촉구

공대위는 자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산재승인 및 재발 예방을 목표를 내걸었고 이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조직적으로 수행하였다. 공대위는 이번 간호사 자살 사건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근본 원인이 현재 우리나라 의료계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꾸준히 문제제기 하였으며, 이 사건에 대한 단순한 산재승인과 보상을 넘어서 간호사 노동환경이 개선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 형성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 구체적으로, 병원의 근로기준법위반 고발 및 특별근로감독 실시 촉구와 관련한 기자회견 등을 실시하였고 대중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집회를 여러 차례 주최하였다. 또한 간호사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입안을 촉구하기 위하여 수차례의 국회의원 면담과 국회토론회를 개최하였다. 또한 SNS와 언론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도록 다양하고 꾸준한 활동을 하였다.

공동대책위는 “□□병원은 간호사들의 초과노동을 유발하고 시간외 수당을 미지급했으며 신규간호사 교육에 대해 방치했다.”면서 “이에 □□병원을 근로기준법 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Korea Biomedical Review, 2018, July 10)

원동력은, 제일 중요한 것은 이슈 파이팅이 된 거예요. 공대위의 이슈 파이팅이 제일 중요했다고 봐요. 그리고 그와 더불어 유가족이 같이 나서줬다는 것, 사회적 관심도 굉장히 컸던 문제였고...... 그게 제일 중요했다고 봐요.-K노무사 인터뷰 중 -

3) □□병원: 방어적 태도와 대외적 침묵

故 박OO 간호사 자살 사건이 처음 보도된 후, 언론에서 한동안 주요 기사로 다루어졌지만 고인이 근무했던 해당 병원은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또한, 2019년 3월 6일 故 박OO 간호사의 자살이 업무와 관련이 있음을 인정하는 산업재해 승인 판정이 내려짐에 따라 유족 측에서 해당 병원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였지만 해당 병원에서는 끝내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해당 병원은 사업주의견서를 통하여 고인의 자살은 병원의 구조적인 문제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KWCWS, 2019, March 6). 또한, 유가족 측에서 주장하는 바를 입증하기 위하여 근무지 병원에 자료협조를 요청하였으나 병원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병원은 기자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는 좋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어떤 구체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질문한 공동대책위에게 답변하지 않았고 故 박OO 간호사의 유가족을 만나서 소통하지 않고 있다.(Ohmynews, 2018, September 28)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 3월 6일 □□병원 박OO 간호사 죽음에 대해 산업재해라는 판정이 내려진 것에 대한 헬스코리아뉴스와 병원관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병원관계자는 “(故 박OO 간호사 산재인정 소식을) 이제야 소식을 들었다.(이와 관련해) 드릴말씀이 없다”고 반응하였다.(Health Korea News, 2019, March 8)

물론 대부분의 한국회사들이 다 도와주는 것은 아니지만 노조가 있는 회사 같은 경우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뭔가 있는 거 같은데 노조도 도움이 없고 회사는 아예 선을 그어버리고, 그래서 접근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어요. 접근을 할 수가 없었어요. - K 노무사 인터뷰 중 -

한편, 해당 병원은 내부적으로 박OO 간호사 자살 사건에 대한 내부감사를 실시하였고, 이와 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하여 교육전담 간호사 제도를 도입하는 등 신규간호사 교육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강구하였다.

그 사건 이후에 우리 병원에는 T/F 팀이 만들어졌고 교육전담간호사가 새로 생겼어요. 교육전담간호사는 팀별로 1명이 배치되었는데 약 10개 병동이 1팀이 되니 1명의 교육전담간호사는 약 10개 병동의 신규간호사 교육을 담당하게 되는 거죠. 실질적인 신규간호사 교육은 프리셉터가 담당하고 교육전담간호사는 10개 병동을 순회하면서신규간호사를 관리해요. 10개 병동에서 관리가 필요한 신규간호사는 사실 그리 많지는 않고 약 5~6명 정도 되는 것같아요. 신규간호사 입장에서는 프리셉터 이외에도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긴 것이니 아마 이전보다는 나아졌다고 볼 수 있죠.- □□병원에서 이직한 S 간호사 인터뷰 중 -

4) 관련 정부 기관: 신속한 대응, 그러나 근본적 대처 미흡

산재 신청을 접수받은 근로복지공단은 사회적으로 이슈가된 이 사건의 결과가 미치게 될 파장을 고려하여 다른 산재 사건보다 민감하게 대처하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산재 심사를 담당하는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에 대해서 발빠르게 대응하였다.

우리가 이 사건을 이야기하기도 전에 이 사건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었죠. 근로복지공단에 접수할 때부터 기자회견 하고 하니까, 뭐 그렇다고 해서 더 우대해서 조사하고 그렇지는 않겠지만, 더 신경이 쓰이는 사건은 맞았어요. 더 조심하고 그래서 조사했던 그 담당 차장님도 대리인인 저한테 자기들이 뭘 조사하는지 뭘 하는지에 대해서 굉장히 빠르고 신속하게 피드백을 해줬어요.- K 노무사 인터뷰 중 -

이 사건 발생 이후 고용노동부에서는 전국의 50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근로조건자율개선사업을 실시하여 간호조직 내에 ‘태움’ 관행이 만연해 있으므로 이를 제재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함을 인정하였다. 또한 직장내 괴롭힘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병원업종을 대상으로 한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후 국회본회의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직장내 괴롭힘 금지’ 장이 신설되었고 산재보상보험법의 관련 조항이 추가되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2018년 국내 50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근로조건자율개선사업을 실시하였고 자율개선을 이행하지 않는 11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수시근로감독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연장근로수당 미지급과 같은 부당노동행위가 적발되었고 병원 내 가혹행위인 ‘태움’ 사례도 적지 않아 이를 제재하는 대응체계를 만들어 지도할 방침이라고 발표하였다.(iNEWS24, 2019, June 24)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 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최근 대형병원 간호사 자살사건으로 병원업종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태움 관행)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됨에 따라 병원업종을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간담회를 개최했다.(Money Today, 2018, March 5)

그러나, 한편으로는 故 박OO 간호사가 근무한 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는 공대위 주장에 대해서 담당 지청인 고용노동부 동부지청은 2018년에 시행된 근로조건 자율개선사업에서 해당 병원에서 위법한 행위가 발견되지 않았음을 근거로 해당 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지 않았다.

공대위는 2018년 3월부터 故 박OO 간호사가 근무했던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중략) 2018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상돈 의원에 의해 국정감사에서 문제제기가 되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병원 등에 대해 적극적인 조사를 하겠다.”고 답변하였다.(DailyMedi, 2018, October 22)

고용노동부 동부지청은 특별근로감독 실시 여부에 대해서 지난해 실시한 ‘자율개선점검사업’에서 □□병원의 부당노동 행위 등이 적발되지 않았다며 특별근로감독 실시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Korea Biomedical Review, 2019, March 8)

보건복지부는 2017년 신규 간호인력 확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간호인력 종합 수급대책’을 마련하여 발표하였다. 이에 대하여 간호계와 노동계에서는 간호인력공급 확대보다는 근무조건 개선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았다. 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뒤인 2018년 3월 20일 보건복지부는 또 다시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 대책’이라는 이름의 유사한 간호인력 대책을 발표하였다. 이 대책 안에는 2022년까지 간호사 10만 명을 추가 배출하고 간호사 처우개선을 위해 야간간호관리료를 신설하며 의료기관에서의 태움 등 괴롭힘이나 성희롱 등을 저지른 의료인에게 면허 정지 처분을 내리는 방안이 포함되었다(MOHW, 2018). 이에 대하여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대한 고민 없이 간호사 개인에게 책임을 묻거나 간호학과 증원 등 논란이 있는 제도를 추가적인 검토 없이 반복하였고, 병원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등의 간호사 인권과 관련된 조항의 경우 병원에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KHMWU, 2018). 2019년 1사분기부터 신규간호사에 대한 교육관리 업무만 담당하는 교육전담간호사 시범사업이 시행되었고, 보건복지부에 간호정책 전반을 담당할 특별전담조직이 신설되었다.(MOHW, 2019 February 1)

5) 언론: 적극적 보도와 이슈화

故 박OO 간호사 자살 사건은 언론을 통해 크게 보도되었다.실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제공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인 빅카인즈(kinds.or.kr)를 이용하여 간호사의 자살 사건에 대한 뉴스가 얼마나 자주(빈도), 어떤 방식으로(보도 프레임) 보도되었는지를 분석하였다. 2015년 1월 1일 부터 2019년 6월 30일까지 약 4년 6개월간 “간호사”, “자살”, “태움”, “산재”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여 산재와 관련한 병원 간호사 문제에 대한 언론의 보도 빈도 추이를 보면 다음의 Figure 1과 같다. 2018년 이전까지는 병원 간호사에 관한 언론보도 빈도가 그리 높지 않았으나, 故 박OO 간호사의 자살 사건이 발생한 2018년 2월 당월에는 고인의 자살사건 보도를 포함하여 총 142건이, 2018년 3월에는 118건이 보도되었다. 이는 이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언론에서 보도되었던 A병원 간호사 장기자랑 사건, B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C병원 간호사 성희롱 사건 등 간호사 관련 사건 보도 기사 중 가장 보도량이 많은 사건이기도 했다(Na & Kang, 2018). 빅카인즈에서 집계되는 언론사는 중앙지, 지역종합지, 경제지 및 방송사 등 총 51개에 한하여만 검색가능하고 인터넷 신문 및 보건의료계 신문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이를 모두 포함한다면 이 사건 관련 보도건수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보인다. 故 박OO 간호사 자살 사건 이후에도 2018년 4월 18일 C의료원의 간호사의 자살 사건 보도, 2018년 6월 1일 K의료원의 태움 문화 국민청원 보도, 2019년 1월 11일 S의료원 故 서OO 간호사의 자살 사건에 이르기까지 간호사가 관련된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여 간호사 관련 사건은 지속적으로 대중 언론의 큰 조명을 받았다. 또한 故 박OO 간호사의 자살 사건이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업무 관련 산업재해로 승인된 2019년 3월 8일, 다시 언론매체를 통해 총 28건이 방송 및 보도되어 故 박OO 간호사의 자살의 산재 심사 결과에 대해서도 사회적 관심이 높았음을 보여주었다.

Figure 1.

A trend in the number of newspaper articles focused on 'Nurse', 'Industrial accident', and 'Taeum'.



이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내용을 분석해보면, 주로 병원 간호사들의 “태움”과 연관 짓거나 태움을 중심으로 하는 보도들 이 주를 이루었다. 초기에 이 사건에 대하여 고인의 남자친구및 유족이 동료간호사의 태움 등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하여 고인이 자살하였다고 주장한 것이 보도되면서 자살의 원인이 된간호사 근무환경에 대한 심층취재와 분석보다는 단순히 선배간호사의 태움을 자살의 원인으로 단정 지으며 태움과 관련된자극적인 보도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머리는 왜 달고다녀?’ 병원 내 똥군기 ‘태움’은 현재진행형”(Maeil Business News Korea, 2018, February 20), “ 환자 앞에서 ‘머리에 ×만찼나’ 폭언 교육 빙자한 대물림 폭력”(Dong-a Ilbo, 2018, Feb-ruary 21)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간호사들 사이의 태움 현상을드러내는데 좀 더 초점을 둔 기사들이 다수를 이루었다. 고인의산재판정 시 병원 내 ‘태움’은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산재의 사유로 인정되지 않았으나(KWCWS, 2019, March 6) 언론에서는 산재 승인 이후에도 기사의 제목에 ‘태움’이라는 단어를 이용하고 있어 자극적인 보도 프레임으로 이 사건을 해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Table 1). 특히 정부의 직장내 괴롭힘근절 법안이 발의되고, 뒤이어 S의료원에서도 간호사의 자살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간호사 태움에 관한 언론의 보도는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그리고 점차 태움의 현상과 함께,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간호사 인력 부족, 열악한 노동환경등을 연관짓거나 정부 및 간호계가 내놓은 대책을 함께 보도하기도 하였다.

Table 1 . Reporting Frame for the Nurse's Suicide in Newspaper Articles.

Reporting frameFocusing on the meaning and phenomenon of 'Taeum'Reporting the cause of 'Taeum' and how to reduceOtherTotal
Frequency (number of article)26911635420


3. 산재심의 과정에서의 주요 쟁점

산재심의 과정에서의 주요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이번 사례에서 병원 간호사의 자살이 산재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과 두 번째로는 산재 심의 과정에서 산재의 원인, 즉 업무상의 사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었다. 첫 번째 쟁점과 관련하여, 우리나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 5조에 따르면 업무상 재해는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것에 한정하고 있다. 또한 동법 제37조 제2항에는 근로자의 자해행위로 인한 부상, 질병, 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Lee, 2009). 다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6조에는 대통령령으로 근로자의 자살을 업무상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하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업무상의 사유로 인해 발생한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거나(정신적 이상상태), 업무상 재해로 인해 정신적 이상상태에서 요양 중 자해행위를 한 경우, 그리고 그 밖의 업무상 사유로 인한 자해 행위임이 의학적으로 인정된 경우에 해당된다. 즉, 근로자의 자살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이든 ‘정신적 이상 상태’임이 입증되어야 한다(Yang, 2017).

고인은 사망 직전 담당하던 환자의 담즙배액관(PTBD)이 찢어지게 되는 업무 실수를 하였고 이로 인해 환자안전보고서를 작성하였으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의료사고, 소송, 면허 관련한 수많은 검색을 하였다. 이러한 상황을 참작할 때, 주치의와 주위 간호사들로부터 이에 대한 질책 및 의료소송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시달렸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고인의 대리인 측은 고인이 업무발생 이전에 정신질환이 없었음을 입증하기 위하여 고인의 학창시절 과거 생활기록부 등을 제출하였고, 자살 전 정신병적 상태에 대한 증거로 유가족과 동료들의 진술을 제시함으로써(KWCWS, 2016) 고인이 업무에 의한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하여 자살에 이르렀음을 증명하고자 하였다.

저희가 조사할 때, 중 ․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는 밝고쾌활한 성격으로 밝고 외향적인 사람이었어요.(중략) 고인도 그 당시에 어떤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의 정점에서 있었던 거죠. 자살할 수밖에 없었던...... 그 과정이 너무 안타까워요. 사실(입사한 지) 6개월도 안 됐잖아요. 5개월 며칠인가... 그래서 죽을 수밖에 없었던 그 구조와 과정이 있었겠구나.- K 노무사 인터뷰 중-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산재심의 과정에서 유가족이 제출한 증거와 주장을 수용하였고 故 박OO 간호사의 자살이 업무상의 사유로 인하여 급작스럽게 야기된 정신적 이상 상태로 인한 자해행위라는 것에 대한 의학적 타당성을 인정하였다(Joint Task Force, 2019, May 15). 즉, 고인의 자살은 간호사 개인의 정신병적 이상상태에 의한 결과가 아니라 중환자실 간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정신병적 이상상태로 인하여 자살한 것임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인정한 것이다.

사망 전 고인의 병적상태에 대한 자료는 부족하지만, 고인은 평소 적극적이고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로 자신감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음에 감사하게 생각해 왔다고 한다. (중략) 고인은 짧은 교육기간과 충분하지 않은 교육내용으로 업무가 미숙한 상태에서 중환자 간호업무를 맡게 되었고, (중략) 긴박한 업무수행이 고인에게 상당한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여지고, 특히, 간호사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로 직장 내에서의 적절한 교육 체계 개편이나 지원 등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자기 학습과정에서 일상적인 업무내용을 초과하는 과중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여지는 점 등을 종합하면, 고인은 정신적인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정신적 이상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정되므로 고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타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서 중 -

두 번째 쟁점은, 이번 사례를 심의하는데 있어서 고인을 자살에 이르게 한 ‘업무상의 사유’, 즉 산재의 원인은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근로복지공단의 정신질병 업무 관련 조사지침에 의하면 자살의 산재 여부를 판정하기 위한 주요한 변화로 지난 6개월간의 ‘과도한 근로시간’을 가장 큰 우선순위에 두고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KWCWS, 2016). 이에, 근로복지공단 측은 고인의 정확한 근무시간을 측정하기 위하여 고인의 근무지 병원에 병동간호 및 전자의무기록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병원은 ‘정시에 교대근무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장시간 연속근무하는 경우는 없었다.’라고 주장하였다. 고인의 대리인 측에서는 ‘과중한 업무 시간’으로 인한 스트레스, 즉 과로로 인한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었음을 입증하기 위하여 고인의 사망 전근무시간을 객관화시킬 수 있는 간접적 자료와 관련 증거를 수집한 뒤, 이에 근거하여 고인의 근무시간을 추정한 자료를 과중한 업무시간에 대한 근거자료로 제출하였다.

(고인의 근무시간을) 역산했죠. 중환자실 들어가면 찍잖아요. 그리고 차트를 하면 시간이 남긴 남는데, 중환자실 들어갔을 때 찍히는 시간, 그 다음(지인에게) 카톡을 보낸 시간, 이런 것으로 역산하고 추정한 거죠. 3~4시간 밖에 못 잤을 거 같더라고요. 계속된 연장근무, 3~4시간 자고 다시 준비하고 병원에 와서 환자보고 그리고 늦게까지 차팅하고 또 들어가서 불안해하고 또 몇 시간 못 자고 다시 나와서 준비하고, 굉장한 초과근무와 연장근무에 시달렸다고 봤어요. 일반적으로 장시간 노동시간 자체가 우울증을 유발시키는 원인으로 보니까요. 그런데 간호사의 초과노동 자체는 데이, 이브닝, 나이트라고 해도 앞뒤가 딱딱 끊어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다 미리 가서 일하고 다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는데, 초과노동으로 인정을 못 받는 거죠. 이게 진짜 초임 간호사들은 극대화된 수준 같더라고요.- K 노무사 인터뷰 중-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과로가 고인의 우울감의 원인이 되었다는 주장에 대해서 이를 입증할 충분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고인의 대리인 측에서는 초과 근무시간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조사하여 판정에 반영하지 못하고 병원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Joint Task Force, 2019, May 15).

또한, 자살의 직 ․ 간접적인 원인으로 제기되었던 직장 내 괴롭힘을 자살의 원인으로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또 다른 쟁점으로 대두되었다. 고인의 대리인 측에서는 직장 내 직접적, 간접적 괴롭힘이 존재하였다는 증거로 동료간호사의 진술 및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제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경찰 조사를 통해 조사된 동료 간호사의 진술 내용이 산재 심의 시 함께 검토되었다.

“하루 종일 혼나..”, “오늘도 조금만 혼나길.. 기도하며 자야지.”, “(동기) 진짜 무섭게 혼내시더라.”- 고인의 카카오톡 대화 중 일부 발췌 -

프리셉터가 잘 안 알려주면서 실수하면 심하게 화낸다는 얘기말고는 언니가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지는 않았습니다. 언니 성격상 다른 사람 욕하는 것을 한 번도 못 들어봤습니다. 만약, 프리셉터로부터 제대로 못 배우면 정말 힘들거나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 하는 거 보고 배워야 하고 그 와중에 다른 사람은 너무나 다 바쁘기 때문에 묻기도 힘듭니다.- 경찰 조사 시 동료 진술 조서 중 일부 발췌 -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고인의 대리인이 제출한 자료가 직접적인 객관적 근거가 아니라고 지적하며 직장 내 괴롭힘을 자살의 직접적 원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산재심의에 앞서, 경찰의 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확인이 안 된다며 “혐의 없음”으로 종결된 것과 유사한 논리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하여 고인의 대리인 측은 동료 및 동기들의 경찰 진술 조서 및 카톡 대화에서도 프리셉터에 의한 괴롭힘의 간접적인 증거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이를 배척하였다고 주장하였다.(Joint Task Force, 2019, May 15)

우울감의 원인이 과로, 집단적인 괴롭힘이나 개인적인 괴롭힘에 의한 것이라는 청구인의 주장은 충분한 자료가 확보되지 않아 객관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서 중-

4. 고인의 죽음, 그 후의 변화

박OO 간호사의 자살 이후, 그리고 고인의 자살이 산업재해로 판정을 받은 이후, 간호계 및 노동계, 정부 관련부처 등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간호사 인력문제와 노동환경 및 처우개선 등에 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사건이 발행한 이후 간호조직의 ‘태움’을 비롯하여 간호사 노동환경의 구조적 문제들이 지적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러 관련 법안이 발의되었다(Table 2). 직장 내 괴롭힘의 맥락으로 접근한 윤소하, 김관영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2018년 12월 27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에 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대안반영 폐기처리되었다. 한편, 이 문제를 간호인력 수급의 구조적 문제로 접근한 신창현 의원 법안은 의료기관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김상희 의원 법안은 타 조직과의 형평성 문제가 지적되어 현재 법안 심의 중에 있다.

Table 2 . Bills Proposed after the Nurse's Suicide.

Representative (name of party)Name of billContentsStatusReview results
Kim, Kwan Young (Bareunmirae Party)A partial amendment to the labor standards actMandatory investigation for the workplace abusingDisposal as an alternativeReflected in the resolution of bills related to labor standards
Kim, Sang Hee (Liberty Korea Party)A bill on the nursing staff training etc.Support for the supply and demand of nursing staff at the national levelUnder reviewIssues of inequity with other organizations
Shin, Chang Hyun (Democratic Party of Korea)A partial amendment to the medical actRegulations on the optimal number of patients per nurseUnder reviewPointed out as excessive regulation for hospitals
Yoon, So Ha (Justice Party)A partial amendment to the medical actMandatory training to employee for prohibiting workplace harassment in hospitalsDisposal as an alternativeReflected in the resolution of bills related to labor standards


이 사건 이후에 나타난 가장 의미있는 변화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에 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하,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2018년 12월 27일에 국회를 통과하였고 2019년 7월 16일부터 발효되었다는 점이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최초 발의된 것은 2013년이었으나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여 통과되지 못하였다(Kyunghyang Shinmun, 2019, July 8). 특히, 이 사건 이후 병원에서 발생하는 직장내 괴롭힘과 관련된 내용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관련 대책 및 법안 발의가 이어지면서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의 필요성이 재차 강조되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조항에 관한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측 책임을 강화하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여야 이견 없이 비 쟁점 법안으로 부상할 수 있던 배경은 최근 직장 내 괴롭힘이 사회적 논란으로 크게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2월 병원 내 괴롭힘을 못 이겨 신입 간호사가 투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간호사들 간 괴롭힘 문화인 ‘태움’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여야 3당은 법안 마련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Maeil Business News Korea, 2018, September 7)

한편, 보건복지부는 2019년 1사분기부터 교육전담간호사제도 시범사업을 공공병원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민간병원이 배제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2019년 7월부터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발효됨에 따라 의료기관에서 취업규칙 변경 및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등 노력하고 있으나 사용자 의무 이행에 대한 강제조항 미비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설명회 참석자는 “교육전담간호사 시범사업을 공공병원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사실, 공공병원 등 대형병원은 해당 간호사가 있거나 앞으로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며 “시범사업 시 민간병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DailyMedi, 2019, April 25)

보건의료노조는 “현행 법인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직장 내 괴롭힘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는 데에는 심각한 한계가 있다”며 “괴롭힘 사건의 조사과정, 행위자에 대한 처벌,피해근로자에 대한 보호조치 등을 모두 사용자에게 맡겨놓았으면서 사용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강제조항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Lapportian, 2019, July 16)

이 사건의 산재심의판정 결과에 병원조직의 신규간호사 교육체계의 문제점이 지적되었고, 관련 정책적 변화가 나타남에 따라 간호사 근무환경의 구조적인 변화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주었지만 그러한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의 판정들 중에서도 이렇게 판정을 한 적이 없어요. 다른 자살 사건에 있어서도 스트레스 요인, 중요한 스트레스의 사건이나 이벤트, 직접적인 이런 것들이더 개인을 더 비정상적인 상태로 만들었다 이렇게 판정했던 것이지, 이 회사의 구조, 병원의 구조가 이 사람을 정신병적 이상상태로 만들었다고 판정한 것은 이 사건이 처음이에요. 명백하게, 특별히 잘못한 사람은 없지만 ‘사람이죽을 수 있는 구조’이다, 그 속에서는 사실 박OO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죽을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게 더 무서운 거죠.- K 노무사 인터뷰 중 -

본 연구는 故 박OO 간호사 자살의 산재승인 사례분석을 통하여 사건 발생 이후 산재승인까지의 경과, 이 사건과 관련된 각계의 대응, 이 사건에서의 주요 쟁점 및 이 사건 이후에 나타난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이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향후 과제를 살펴보기 위하여 시행하였다.

병원 간호사의 자살은 이전에도 발생하였으나 故 박OO 간호사 자살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 최초의 자살 사례로 기록되었다. 이 사례의 경우 자살이 발생한 이후 산재승인에 이르는 과정에서 공대위라는 조직이 결성되었고 공대위의 조직적 활동이 산재승인에 이르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근무지 병원의 경우 시종일관 이 사건에 대하여 무반응과 침묵으로 대응하였고 산재심의 과정에서 재해자 측의 자료요청에 대해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공대위는 지속적으로 집회, 토론회 및 기자회견 등을 통하여 사망원인에 대한 진상규명과 산재승인을 촉구하였고 공대위의 이러한 활동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 사건이 계속해서 이슈화되었다. 공대위의 이러한 활동은 정부 관계기관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사료되며 산재승인이라는 성과에 이르는데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사건 발생 후 나타난 제도적인 변화로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교육전담간호사 제도 도입 등을 들 수 있는데 공대위의 활동은 이러한 제도도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비정부 기관이 미디어를 활용하여 정책문제를 이슈화시킴으로써 정책의제를 설정해 가는 과정(Baumgartner & Jones, 1993)의 예로 볼 수 있어, 본 사례는 정책과정 이론의 측면에서도 살펴볼 가치가 있는 중요한 사례라고 판단된다.

이 사례는 병원 간호사의 자살이 개인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아니라 불충분한 신규 간호사 교육 체계와 같은 병원의 구조적인 문제가 자살이 원인이 되었음을 인정한 최초의 산재승인 사례가 되었다는 데에 무엇보다도 큰 의미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병원 간호사들이 처한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반 정책들을 드디어 실행시킬 수 있는 ‘기회의 창’이 되었다. 병원 간호사의 높은 이직률과 만성적 간호사 인력 부족, 초과노동 등 열악한 노동조건은 병원 현장에 남아 있는 간호사들의 직업 건강과 직무만족도뿐만 아니라 환자안전에까지도 큰 위협이 된다. 따라서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산재 사례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병원 내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규제할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을 정비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이제까지 간호사의 직업 관련 건강문제에 대하여 산재승인을 받은 대다수의 경우는 사고성 재해였고, 직업건강 관련 연구들 역시 요통 등의 근골격계 질환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간호사의 물리적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연구들이다수를 차지하였다(Jun, 2009). 그러나 본 사례를 통하여 간호사의 직업 관련 질환으로 사회심리적 근로환경과 관련된 정신질환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간호사 개인의 산업안전에 대한 의식 향상뿐만 아니라 병원 조직의 시스템과 조직문화 등 병원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신속한개선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의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이 사건이 발생한 후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병원간호현장에서의 괴롭힘을 의미하는 ‘태움’관행이었다. 기존의 직장 내 괴롭힘이 주로 개인 간에 발생하였다면 태움은 간호현장에서 조직적으로 행해지는 현상으로 일컬어졌고 그것이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이슈가 되었다. 언론을 통해 간호사들 간의 태움만이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처럼 크게 부각된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간호사의 태움 현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과도하게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 간호사의 태움 관행은 향후 학술적인 연구와 간호현장의 노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간호계의 숙제로 남아 있다. Choeng과 Lee (2016)는‘태움’을 한 명의 책임감 있는 간호사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동료간호사가 혹독하게 훈련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존중하지 않고 서로에게 상처가 되면서 간호사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시간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병원 간호사의 태움은 훈련과 괴롭힘이 복합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간호현장에서는 훈련이라는 명목 하에 암묵적으로 ‘태움’이 당연시 되어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용노동부는 50개 병원을 대상으로 근로조건자율개선사업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조사대상 병원의 간호조직에서 태움 관행이 만연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MOEL, 2019, June 24). 즉 태움은 일부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병원 간호조직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건의 경우, 산재심의 과정에서 고인의 대리인 측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여러 증거들을 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근거 불충분으로 직장내 괴롭힘이 자살의 원인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2019년 7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발효되었지만 괴롭힘 발생 시 명확한 법적 처벌기준이 없고, 개인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 하더라도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일 역시 쉽지 않다. 지금의 강도 높은 초과노동과 위계적인 병원 조직문화는 간호사의 직무 만족을 떨어뜨리고 조직 내 괴롭힘이 발생할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Chung & Ahn, 2019; An & Kang, 2016). 간호사의 건강하고 안전한 근무환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병원조직 스스로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시키겠다는 의지와 결단이 없으면 간호사의 근무환경은 절대 나아질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만연한 병원조직 내 태움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병원 고용주와 관리자의 적극적인 개입과 교육적 지원이 요구된다(An & Kang, 2016). 따라서 간호사 인력 충원을 통한 근무 강도 완화뿐만 아니라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수평적이고 원활한 소통을 이룰 수 있는 조직문화로 개선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 사례는 한 명의 간호사 자살사건에 대한 산재승인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간호사 노동현장에서의 문제를 사회문제로 끌어올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발효, 교육전담간호사 제도 도입 등의 여러 변화를 위한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다. 또한, 간호사개인의 직업건강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간호사의 노동환경구조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고찰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하지만 그 영향이 간호사 노동환경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과도한 업무량, 간호인력 부족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해결로 이어짐에 있어서는 한계를 보임으로써 병원, 간호계,그리고 정부 및 입법 관련 주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숙제를 남겼다.

본 연구는 故 박OO 간호사의 자살 사건을 사례로 하여 사건 발생 이후 업무상 사유에 의한 산업재해로 판정되기까지 일련의 과정과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행위 주체들의 입장 및 대응 양상, 그리고 사회적 파급영향 등을 사례로 하여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대상이 된 사례인 故 박OO 간호사의 자살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 사유로 인한 사망으로 판정받은 최초의 사례이다. 이 사례는 일반적인 산업재해 사례와는 달리 산업재해로 승인받는 과정에서 공대위라는 조직이 결성되어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과 산재승인을 촉구하기 위한 조직적인 활동을 하였다는 특징을 보였다. 공대위는 집회 및 토론회 등 다양한 활동을 주관하였고 공대위의 이러한 다각도의 노력이 일반 간호사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여 이 사건의 이슈화, 언론과 정부, 그리고 학계를 움직이게 만들었으며 산재승인 과정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산재승인판정 결과에 의하면, 병원의 부적절한 신규간호사 교육체계가 사망의 원인이 되었음은 인정되었지만, 초과 근무로 인한 과로, 직장 내 괴롭힘은 자살의 원인으로 인정되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보였다. 이 사건 발생 후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교육전담간호사 제도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된 간호사 노동환경의 구조적 문제해결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더 이상 평범한 현장의 간호사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예방함은 물론, 이러한 문제가 곧 환자의 문제로, 조직의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여 향후 병원 간호사에 대한 문제들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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